봄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어느 날, 나는 친구를 만나기로 하였다. 제법 먼 거리라서 한 손으로 우산을 들고 다른 한 손으로 자전거를 몰고 어디론가 가고있는데 뒷 바퀴가 조금씩 가라앉는 듯한 느낌이 들더니 얼마 안가 바닥의 포장이나 보도블럭이 어떤 표면과 무늬를 띄고 있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진동이 느껴져 왔다. 당연히 불길한 예감 또한 느껴져 왔다. 그렇다. 뒷 바퀴가 펑크가 난 것이다. 그래도 비 오던 날이라 속도는 내지 않아 별로 페달이 무겁거나 그러진 않았는데 당연 기분은 그닥 상쾌하진 않았다.
친구와 가던 도중 육교 밑에 공기주입기가 있어 마침 비도 잠시 피할 겸 공기를 주입해보려 하지만 아무리 낑낑대도 바람이 들어갈 기미도 보이지 않았다. (...)
결국 그 펑크난 자전거를 몰며 만날 장소로 도착하여 그렇게 친구와 만남을 가지고 이야기들과 해야 할 작업들을 한 뒤 낑낑대며 집으로 겨우 돌아왔다. 가던 도중 친구와 함께 갔던 공기주입기에 잠시 자전거를 세워놓고 스마트폰에 의지해 맨 손으로 타이어를 겨우 분리하여 상태를 보았다. 자전거 튜브가 펑크나면서 휠 안에 튜브가 헛 돌았고 그 때문에 튜브가 한 쪽으로 쏠려 접질러져있었다. 그럼 그렇지... 접질러져 있으니 당연 공기는 들어갈 구멍조차 없었던 것이었다.
접질러진 튜브를 원상 복귀 하고 바람을 넣으려 했다. Aㅏ... 넣자마자 얼마 안가 바람이 금방 빠져버렸다. 저번에도 펑크가 나 수리하러 간 적이 있었는데 그땐 잔 실금을 동반한 작은 펑크라 바람도 천천히 빠져서 한 번 바람을 채워넣으면 천천히 빠졌다. 그렇기에 가까운 공기주입기에서 바람을 채워넣은 뒤 얼른 출발하여 버티며 냅다 달려서 수리하는 곳 까지 무사도착을 할 수 있었지만 이번엔 그러지도 못할 정도로 넣기가 무섭게 바람이 빠져버린다. 최근에 한 번 타이어 펑크가 나서 패치(땜방)받으러 간 적이 있었다. 그러고보니 요즘 펑크가 자주 났다. 이 생각을 하면서 이상한 낌새를 느꼈다.
집에 와서 이상한 낌새를 말했더니 아버지가 타이어가 너무 많이 닳아 그럴 수도 있단 말에 오랜만에 청소할 겸 자전거 프레임에 그 동안, 특히 겨울에 많이 흙탕물이 튀어 여기저기 흙 고드름(?)이 자란 것과 드러운 것들 다 씻어내고 말끔히 한 다음 타이어도 분리하여 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타이어 사이에 낀 잔 모래들과 묻어나오는 흙탕물들...마모되어 갈라지고 그 틈 사이로 모래나 알맹이가 들어가 튜브를 펑크내었나 보다.
그 사이 펑크가 두 군데나 나 버렸다. 최근에 한 번 펑크나서 패치했던 것 까지 포함하면 벌써 세 군데다. 집 주변에 가까운 자전거 수리점이 있지만 최근에 우연히 알게 된 제법 멀지만 웬지 잘 고쳐줄 것 같은 곳 보단 잘 못고치고 부품도 웬지 불안한 묻지마급 쓰는 것 같아서 최대한 내가 아는 곳 으로 가려고 했다. 제법 멀기 때문에 타고가야 되고 그러기 위해 강력접착제로 저번에 어깨너머 본 대로 대충 일단 땜방을 하였다.
이 땜방이 도착할 때 까지 무사히 버텨주기를 기원하며... 바람을 채우고 열심히 페달을 밟아 바람이 완전히 빠지기 직전 겨우 무사도착하였다. 그래도 내가 한 땜방이 통했나 보다... 휴... 자전거를 웬지 잘 고쳐줄 것 같은 가게에서 자전거 뒷 바귀 타이어와 튜브를 교체하였다. 우연히 알게 된 이후로 자전거가 전혀 타지 못할 상태로 고장나지 않는 한 계속 여기서 고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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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선 원래 자전거 구입 시에 있던 타이어와 같은 모델로 넣어주었다. 이름이 있는 삼천리 정품으로 앞 바퀴와 뒷 바퀴 모두 같은 종류가 되도록 맞추어 갈아주었다. 그래도 묻지마급이라던지 앞과 뒷 바퀴 모델이 서로 틀린다던지 등의 불상사가 없어서 만족할만한 수리가 되었다. 웬만하면 앞 바퀴와 뒷 바퀴 같은 타이어 쓰는게 낫지 않는가... ㅎㅎ
위 사진은 무사 도착을 하여 새 튜브와 타이어로 교체를 받은 뒤 모습이다. 뒷 바퀴의 휠은 저번에 새로 교체하여 비교적 깨끗한 모습을 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뒷 바퀴 휠이 나간 것은 거의 타지 못할 상태로 되어버린 것이기에 동네 자전거 수리점에서 긴급 교체 받다시피 수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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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내가 말한 곳의 전경이다. 차에 가렸지만 저 옆에 각종 자전거 부품과 공구를 거의 진열해놓다 싶히 하고 있을 정도로 각종 공구가 넘쳐나며 전문적으로 다루는 듯한 냄새(?) 가 물씬 풍긴다. 그래서 그런지 웬지 더더욱 신뢰가 간다. 게다가 삼천리자전거 공식 대리점에다가 간판 걸고 하는 집이라 그런지 부품도 다 삼천리 정품으로 해주면서 가격은 이전에 동네에서 간간히 받던 곳 보다 비교적 저렴하다는 점 등 이런 점에서 신뢰가 더 간다.
이렇게 나의 자전거 구입 이래 최초로 타이어를 교체하였다. 2008년 즈음 구입하였으니 제법 오래되었다. 아버지가 인터넷으로 8만원 정도 하는 아주 저렴한 보급형 모델이라 말도 많고 탈도 많았고 잔고장이 이곳 저곳 있었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잘 고쳐서 타고 있다. 수리 후 신나서 자전거 타고 동네 좀 가볍게 돌아보고 밤이 되어 집에 들어왔다. 앞으로도 오래가길~
오, 오랜만의 업데이트네요. 이 얼마나 기다려왔던 순간이던가.ㅎㅎ
자전거를 꽤 오래타시네요. 컴토피아님을 보면 "자전거가 후져서 속도가 안난다"라는 말이 다 맞는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그나저나 땜빵질이 잘먹혔다니. 손재주가 대단하신가봐요 ㅎㅎ 부럽네요ㅠㅠ
수리도 했으니 사고없이 조심히 잘 타고다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