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토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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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03_182756.jpg EXIF Viewer사진 크기3264x1968

기억 속으로 잊혀져가는 동네 문구점.

사실 이 문방구점은 작년 하반기에 폐업한 곳이다. 2012년 하반기 이후로는 더 이상 이 문구점을 찾아갈 수 없다. 지금은 그저 빵집이 떡 하니 자리잡고 있을 뿐이다. 다른 쪽에 위치한 단지 상가에도 비슷한 상황이다. 동네 구멍가게와 문구를 결합한 신기한 구조를 띄는 슈퍼+문구점이 없어지고 지금 반찬가게가 들어와 있다.

 

예전에는 으레 학교 앞 골목에는 문구점과 그 앞에 위치한 게임기들... 그리고 분십집이 있었다. 그런데 언제 부턴가 학교 앞에 녹색의 "Safe Zone" 이라는 간판이 붙더니 분식집이 없어지고 그 자리에 피아노 학원이 들어섰다. 그리고 얼마 안가 문구점의 게임기도 없어졌다. 그래도 문구점은 아이들의 학용품과 여러가지 유용한 물건들을 가지고 있으니 건재할 줄 알았다.

어느날, 요즘 대세에 따라 멀리 나가야만 있었던 대형 문구점들이 시내 안쪽으로도 하나, 둘 씩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래도 동네문구점에 속하면서도 제법 큰 문구점이 있었는데 그 위에 더 큰 대형문구점이 들어서면서 없어지는 일도 있었다. 그래도 학교 주변에 있던 문구점들은 등교길에 간편하게 사갈 수 있으니 그 특수성 때문에 등교시간만 되면 줄이 늘어섰고 집에서 가까우니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이용했을 것이다.

최근 들어 학교에서 준비물을 준비해오라고 칠판에 적어주던 것을, 이제는 학교에서 준비물을 지급해 준다고 한다. 이제 예전에 준비물을 까먹고 가져오지 않아 부모님께 전화하거나 선생님께 혼하는 것도 옛 말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학교 앞 문구점이란 것도 옛 말이 되어버렸다. 그렇게 학교 앞 아담하고 작지만 있을 건 어느 대형 문구점도 안 부러울 정도로 다 있는 문구점은 사라졌다.

 

예전에 학교 정문 쪽 문구점 앞에서 작고 그 흔한 아담한 모터를 가지고 뽑기 통에 대고 뚫으려고 했던 무모한 짓을 하다가 마치 문구점 주인 아저씨랑 손 잡은 서클 같은 패거리(?)가 다가와서는 날 끌고가려고 하는 것을 어떤 기둥을 붙잡고 낑낑대다가 포기하고 가자 나도 다른 곳으로 도망치고 그 후로 다른 친절한 아저씨가 있는 학교 후문 쪽 문구점에 가서 많이 사갔던 기억이 있다. 인상도 포근하게 생기셔서 더 정감이 있었을지는(?) 모르겠다.

웬만한 물건은 물론 당연히 대형 문구점이 더 많이 가지고 있고, 구하기도 쉽지만 간혹 전문 적인 장비들은 오히려 작은, 이런 동네 문구점들이 더 많이 갖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면 배터리라든가 혹은 테스터기나 구리선 코일 등등...

 

20120519_220132.jpg EXIF Viewer사진 크기3264x1968

한 참 기숙사형 고등학교를 다닐 때 주말에 잠깐 집에 들렀다가 이렇게 망할 것 같지 않던 문구점에서 '점포 정리'라는 단어와 함께 할인까지 대폭 한다는 푯말을 내걸었을 때 설마... 진짜 없어지는 건가... 라고 생각하며 '이번 기회에 사고싶었던 테스터기랑 구리 코일 같은 물건 다 왕창 사 가야지~' 라고 생각하고 기숙사에 들어갔다가 다시 나왔을땐.........

이미 사라진 뒤였다. 아직도 후회하고 있다. 왜 안 갔을까... 한 번이라도 가서 얼굴이라도 더 봐두는 건데... 이제 테스터기도 인터넷이나 용산을 통해 구해야 될 것이다... 이렇게 동네 문방구점의 추억은... 이제 이렇게 사라졌다.

그래서 나는 내가 보는 것들, 내 주변의 소중한 것들을 최대한 사진으로 남기려 하고 그 기록을 나의 일상생활과 함께 이렇게 조금이나마 하려고 하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하던 것을 잠시 그만두고 그 동안 신경쓰지 못했던 내 주변의 소중한 것들에 대해 더 신경을 쓰려 하는 것이다.

 

이런 간판은 이제 더 이상 볼 수 없게되었다. 팩스, 코팅, 복사를 집 앞에서 간편하게 한다는 것도... 이젠 하려면 대형 문구점이나 해주는 곳을 직접 찾아가서 해야한다. 간간히 아파트 단지 주변 공원 곳곳에 판형으로 붙여진 광고판을 볼 때면... 그래도 이런 문구점이 한 때 있었구나 싶다. 지금은 그 광고판 마저 떨어져 나가 볼 수 없다. 맨 위의 글이 시작되는 부분에 위치한 사진 상의 광고판이 아까 전 말했던 공원 곳곳에 판형으로 붙어있던 그 광고판이 떨어져 저렇게 나뒹구는 모습이다.

 

이렇게 이제는 더 이상은 찾아갈 수 없는 꿈 속의 문구점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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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도님 2013.03.06 01:55
    제가 이사오기 전 살던 아파트 상가에 있던 문구점, 제 또래친구들 사이에서 악덕으로 유명했던 문구점 (욕설, 불매, 영업태도 등)을 저희끼리 안가기로 대동단결해서 결국 그 문구점은 망하고, 그자리에 피부미용샵이 들어와 통쾌해했던 기억이 있는데, 이 글을 보니 색다르네요. 문구점 주인분이 많이 친절했었나봐요.ㅎ 오늘도 좋은글 읽고갑니다! 이러다 애독자 될 판.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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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컴토피아 2013.03.06 03:00

    그런 문구점도 심심찮게 볼 수 있지... 굳이 문구점이 아니더라도 동네 구멍가게나 좀 크다 싶은 대형 가게 중에서도 그렇게 수준이 낮은 가게를 종종 볼 수 있긴 하지 :(

    내가 사는 아파트에도 학교 정문 쪽과 후문 쪽 상가 이렇게 두 군데가 있는데, 정문 쪽은 말해준 것 처럼 심하진 않았지만 좀 불친절해서 후문 쪽이 물건도 많고 친절하여 더 자주 가서 샀던 기억이 있넹... 물론 대형 문구점이 생긴 뒤로 대형 문구점에 자주 가긴 했지만 대형 문구점에서도 구하기 어려운 물건은 동네 문구점 가서 많이 구했던 기억이 있다ㅋ

    현금영수증도 5,000원 이상이면 잘 안되는 결제단말기 붙잡고 현금영수증까지 손수 해주실 정도로 친절하셨는데 이제 그런 문구점이 사라지고 없다니 조금은 쓸쓸하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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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도님 2013.03.06 05:06

    아..친절하셨었구나..;;; 그럼 쓸슬하실만 하네요..학교앞 문구점 주인아주머니는 친절하셨었는데.. 디미고 면접보러갈때 인사라도 한번 드려야겠어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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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컴토피아 2013.03.06 05:17

    그래? 난 디미고에 있으면서 한 번도 안가봐서...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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